80년 전통 근본 빵집 부모님 선물 추천 태극당 방문 후기

퀸즈베리 도넛에 들렀다 가는 길이었습니다. 동대입구역 바로 앞에 커다란 건물이 있고 사람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읽어보니 서울역 앞에도 있는 빵집 태극당이었습니다. 비록 방금 도넛을 먹었지만 언제 이 곳에 다시 오나 싶어 들어가보았습니다. 80년 근본의 빵집 태극당 방문 후기 입니다.

 
 

 

태극당
주소 : 서울 중구 동호로24길 7
영업시간 : 08:00~21:00

 

위치는 동대입구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KTX타러 서울역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보이는 작은 점포가 전부였는데 본점이 이곳인줄은 몰랐습니다. 1층도 크지만 2층까지 좌석이 있어보였고 위치도 아주 좋았습니다.

 

서울역 가는 길에 보이는 작은 점포

하지만 본관은 아주 크고 웅장합니다.

 

내부는 들어가니 입이 벌어졌습니다. 정말 크고 넓었고 빵도 종류가 정말 많았습니다. 이정도 규모의 빵집은 파주정도는 나가야 있는데 서울 한복판에 이런 빵집이 있으니 신기했습니다. 하나하나 설명하기엔 너무 빵 종류가 많아 사진만 쭈욱 올려보겠습니다. 빵을 찬찬히 살펴보면 태극당 빵이 추구하는 방향을 느낄 수 있는데요. 바로 지금 기성세대 분들의 추억 속에 있는 옛날 빵입니다. 종류도 그렇고 외형적인 모습도 그렇고 제가 어릴 때나 봤던 옛날 빵들을 볼 수 있습니다. 

 

소보로 구역

피자빵 구역

식빵구역입니다.

선물세트 구역입니다.

도나스 구역

쿠키 구역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보는 이름의 빵이 많습니다

단팥빵 코너. 근본넘쳐보입니다.

태극당세트들입니다.

크림빵 구역

쿠키 구역

근본 넘치는 케익 진열장

이런 케잌은 진짜 한 20년전에 본 것 같습니다 ㄷㄷ

 

저와 와이프는 바로 전에 먹은 도넛이 아직 위에 도착도 안 할 시간이었는지라 슈크림빵만 하나 구입하였습니다. 카운터에 개화기에서나 볼 법한 글씨체로 적혀있는 안내판을 보니 태극당의 연식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빵을 사서 가다보니 입구 옆에 태극당 스테디셀러라고 많이 팔리는 빵들의 랭킹이 매겨져 있었습니다. 단팥빵과 카스테라가 상위 랭킹인 것을 보아 주 고객층들에 대한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운타 납세로 국력을 키우자. 계산을 정확히 합시다. 아주 예전 구호같습니다.

랭킹입니다.

구입한 슈크림빵입니다.

 

내부 좌석은 굉장히 넓어서 어디에 앉을지 고민하였는데요. 홀 자체는 1층이 훨씬 넓지만 넓이 때문인지 층고가 높아서 그런지 왁자지껄하고 시끄러운 분위기였기 때문에 저와 와이프는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은 벽면에 거울 때문에 굉장히 넓어보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넓지는 않고 훨씬 조용했습니다. 그리고 창가를 따라 있는 좌석에 콘센트가 있고 뷰도 더 잘 보였기 때문에 조용히 앉아있기에는 1층보단 2층이 훨씬 좋아보였습니다.

 

1층 좌석입니다.

안쪽에 이만큼 좌석이 더 있습니다.

넓어보이지만 잘 보시면 거울때문에 넓어보이는 겁니다

이렇게 좌석마다 콘센트가 있습니다.

뷰도 괜찮습니다.

 

기대하면서 슈크림빵을 먹어보았는데요. 생각보다 빵이 무겁습니다. 안에 속이 꽉 찼다는 이야기겠죠. 와이프 주먹과 비교해보니 거의 주먹 2개 보다 더 커다란 크기였고 반을 갈라보니 안에 크림도 꽉 차있습니다.
 

성인 여성 주먹 2개보다 큰 빵입니다.

제가 들면 요정도 크기에 반으로 가르면 안에 크림이 꽉 차있습니다.

 

기대하면서 먹어봤는데요. 흠.... 솔직히 맛은 뛰어나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옛날 빵입니다. 어딘가 공장에서 찍어내는 슈크림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이젠 바닐라빈을 직접 넣은 슈크림빵도 파는 시대인지라 아쉬웠습니다. 속이 꽉차고 양이 많은 것은 부정할 순 없지만 맛으로 추천할만한 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부모님과 방문한다면 부모님들의 추억의 맛도 공유하고 그 분들의 젊은 시절의 추억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면서 디저트도 굉장히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런 부분을 일본을 갈 때 크게 느낍니다. 10대 때 처음 갔던 일본은 정말 우리나라와 격차가 나는 선진국이라는 느낌과 함께 굉장히 수준 높고 다양한 음식을 팔았었는데요. 하지만 30대가 넘어서 최근에간 일본에서는 음식들은 거의 다 한국에 있는 음식들이고 오히려 물가가 싸서 좋네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이 슈크림빵도 그런 면에서 아쉬웠습니다. 예전에야 이정도 슈크림으로도 충분히 만족했지만 요즘은 아예 빵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공부하신 분들이 만든 빵도 많아 저 스스로도 빵에 대한 입맛도 높아지다보니 이 정도 슈크림에는 만족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맛있는 빵집을 가고 싶으시다면 이 곳을 추천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서울에서 보기 드문 큰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지니고 있는 만큼 부모님과 함께 가신다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