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서 논현역까지는 참 애매한 거리입니다. 지하철을 타자니 신분당선은 비싸고 일반 지하철은 환승을 해야하죠. 그렇다고 버스를 타자니 너무 길이 막힙니다. 또 그렇다고 걸어가기에는 대로 따라 시끄럽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거리인데요. 이번에 와이프와 대로가 아닌 안쪽 블럭에서 걸어가면서 들른 카레집 토요커리 논현점 후기를 작성해보겠습니다.
토요 커리 논현점
주소 :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53길 82
영업시간 : 월~목 09:00 ~ 21:00
금 09:00 ~ 15:00
토 10:00 ~ 15:00
일요일 휴무
대로로 걸어다닐 땐 몰랐는데 안쪽에서 걸어가면 꽤 높은 경사가 있습니다. 아 내가 왜 여기로 왔지 생각하며 올라가면 꼭대기쯤 되는 구간에 가게가 있는데요. 사장님께서 센스있는 입간판을 세워 놓아 웃음이 나왔습니다.
가게 외부에 히밥님이 있으시길래 광고를 하시거나 직접 차리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게 내부는 좌석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깔끔합니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는 건지 모든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고 반찬들도 전부 셀프였습니다. 특이한점은 메뉴가 별로 없다는 것인데요. 주요 메뉴만 치면 커리와 제육밖에 없습니다. 원래 진정한 맛집은 메뉴가 많지 않은 법이죠.
일본처럼 커리 하나를 골라도 여러가지 토핑과 맵기, 밥의 양까지 고를 수 있었습니다. 키오스크를 보니 밥 말고 다른 것으로 대체가 가능한것 같았지만 모험은 하기 싫어 둘 다 밥으로 했습니다. 와이프는 밥 200g, 1단계 맵기에 야채를 넣었고 전 밥 250g, 0단계 맵기에 마늘을 넣었습니다.
반찬은 단무지와 깍두기를 직접 가져오면 됩니다. 물도 당연히 셀프구요. 단무지가 한국 중국집에서 보는 단무지가 아니라 일본에서 보이던 작은 단무지에 물도 보리차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음료수도 셀프입니다. 주문하고 나서 냉장고에서 제가 꺼내가면 됩니다. 좌석에 앉아서 보니 QR코드가 붙어있었는데요. 설명을 뒤에 읽어보니 좌석에서 QR주문도 가능한것 같았습니다. 사장님이 저보다 IT에 익숙하신것 같네요. 이런 식으로 인건비를 아끼시는 것 같았습니다.
메뉴는 금방 나왔습니다. 밥 위에 계란오믈렛이 얹혀있는 카레였습니다. 비주얼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색깔이 아무래도 토마토 카레다보니 좀 진한편이었습니다. 각자 한입 씩 먹어보았는데요. 맵기 1단계가 생각보다 매웠습니다. 보통 1단계면 신라면 정도에 아 매운맛이 있구나 정도의 느낌인데 이 곳은 꽤 매운 맛이 느껴졌습니다. 0단계는 아무 생각 없이 먹을 정도입니다. 맛은 카레보다 토마토의 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고급진 토마토 케첩을 먹는 느낌이랄까요. 카레가 웬만하면 맛이 묻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토마토한테는 지는 것 같더군요.
저는 토마토케첩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계란후라이에도 토마토 케첩을 안 뿌리고 핫도그 먹을 때도 안 뿌립니다. 기껏해야 감자튀김 먹을때 정도만 케첩을 씁니다. (하지만 건강에 좋다고 해서 생토마토는 열심히 먹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와이프도 별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재방문 의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강남에서 9,800원에 이정도 양과 이정도 퀄리티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제 입맛에 안 맞는 것이지 충분히 방문할 만한 식당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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